“거리에 대해 조사한다면 누구와 인터뷰를 해야 합니까?” 이것이 핵심적인 질문으로 생각됩니다. ‘현지조사’에는 분명 인터뷰 외에도 다른 테크닉들이 있는데, ‘참여관찰’이라는 것 말고는 사실 뭔가 정식화시켜 이름붙일 만한 것들이 별로 없다시피 하고, 그나마 마을조사가 아닌 한 써먹을 것들이 별로 없죠. 게다가 실은 ‘인터뷰’는 인류학이나 기타 학문연구가 아니어도 도처에서 쓰이는 것이고, ‘참여관찰’이라는 것도 테크닉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약간 민망한 것이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관찰을 그 방법론의 주요한 부분으로 내걸고 있다는 것은 사실 인류학의 독특함이랄지, 급진적인 면모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게 된 배경에 소위 ‘원시사회’를 기본적으로 만만하게 보는 성향이 깔려있지 않다고도 할 수 없겠지만, 그 성향을 탈각시키고 나면 급진성만 남을 테니 그건 그다지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는 참여관찰이라는 것이 인터뷰에 대한 보조적인 기술의 지위를 부여받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자체로 ‘관찰’이라는 연구방법이 갖는 독자적인 학문적인 지위는 없지 않은가 하는 것인데요.


저는 인류학 아니 사회과학 내에서 이 관찰―‘참여’적이든 ‘관조’적이든, ‘관조’라는 말이 이상하다면 ‘근접’ 정도가 적절할지도 모르겠네요―의 독자적인 인식론적 지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근본적으로 감정평가(예술품이나 동산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부동산에 대한 것일 수도 있겠지요. 물론 무형의 자원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라든가 지형학, 의학과 같은 분야와 방법론적인 오리엔테이션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심리분석도 기본적인 오리엔테이션은 같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건 잘 모르겠군요.


브라가님이 어떤 탈출구를 찾으실지 몹시 흥미진진합니다. 그러나 너무 어려운 데서 길을 찾지 말고 애초에 찾기 쉬운 길로 들어서는 습관을 들입시다. 피차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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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현지조사 방법론, 가물가물해져가는 포즈

    Tracked from Arcades Project by Us 2006/12/30 17:09  삭제

    현지조사(Fieldwork)가 더이상 인류학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여전히 교과서의 맨 처음을 장식하는 방법론인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항상 따라오는 것이 참여관찰이란 단어이지요.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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