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에는 소유물이나 소유권에 대해 '己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이는 '내 물건'이라는 뜻으로서, '나'라는 인격과 결합된 대상은 나와 같은 것으로 본 것이다.
- 아, 그런데 지금 보니, '내 물건'이란 용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그게 곧 <'나'라는 인격과 결합된 대상은 나와 같은 것으로 본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하는 의문이 드네요(지난 번 세미나의 성과입니다. ^ ^). 즉,
1) 소유권에서 사람과 사물을 완전히 분리하여 보는 것도 한 흐름인데(서구의 주요 흐름), 이렇게 분리되었되 나라는 인격과 결합된 것으로 보는 거냐, 아니면 대상을 나와 '같은' 것으로 (일치시켜) 보느냐 하는 건 다른 문제일 듯합니다.  
2) 그리고 사물을 곧 '나라는 인격'과 결합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소유대상(사물)도 있을 수 있는 것이죠. 즉 '소유'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모든 소유대상에 대해 다 소유자의 '인격'과 결합된다고 보는 건 아니라는 거죠.

* 조선시대 소유 관련 관용어들로는, 有, 私有, 己有가 있었다.
- 공식문서에서는 '執持'란 용어를 주로 사용하였는데('자기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도록 꽉 쥔다'는 뜻), 이는 소유권자가 합법적으로 소유한 경우, 그리고 토지,가옥 등 부동산에 대해서만 사용하였다. 배타적인 지배가능성을 뜻하는 법률상의 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의미를 지닌다.
- 반면 동산에 대해서는 '휴대한다'는 뜻의 '持'를 사용하였다.

* 조선시대 후기부터는 '次知'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관리,지배'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동산,부동산에 대해 모두 사용하였다. (즉 소유하되 점유를 안 할 수도 있다는 의미)

* 執持: 사실적,구체적. 토지를 계속 가지고 있는 상황 (소유와 점유 未分)
  次知: 추상적. 지주제도 보편화, 토지거래 증가, 토지권리 가치화되는 상황.
          소유와 점유 분화.
- 집지에서 차지로의 변화는, 이용에서 가치로의 변환을 보여줌.
 
- 출처: <소유권의 역사>(윤형철, 1995, 법원사) pp.17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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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똠비 2008/02/17 15: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혹시 possessive individualism (소유적 개인주의? 어떻게 번역되고 있나요?)에 관한 내용도 세미나 일정에 있나요?

  2. 장정아 2008/02/17 1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예, 소유적 개인주의로 번역되는데, The Political Theory of Possessive Individualism: Hobbes to Locke(1962, Macpherson)을 그렇잖아도 예전에 읽었고요, 그 중 일부를 방금 '소유권'에도 올렸습니다. 이 책은 <홉스와 로크의 사회철학: 소유적 개인주의의 정치이론>(1990, 박영사)로 번역되어있습니다.
    소유적 개인주의도 사실 결국 관련될 수밖에 없는데, 아직 저희는 본격적으로 그것 자체를 다루진 않고 있습니다.

  3. 장정아 2008/02/17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유권 세미나 카페 모르시던가요?
    카페주소 메일로 보내드릴께요.
    예전 세미나내용과 발제문들 올려져있고, 앞으로도 계속 올릴 예정입니다.

    • 똠비 2008/02/17 1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아 감사합니다..^^사실 맥퍼슨의 그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엄두가 안나서 어디 누가 한글로 발제해놓은 거 없나 하고 찾는 중이었답니다...ㅋㅋ

  4. rlagur 2008/02/18 0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논의를 돕기 위하여 한마디 첨부하겠습니다. 조선시대에 다른 문맥에서 己가 긍정적으로, 최소한 윤리적으로 중립적으로 사용된 예는 거의 없습니다. 己에 대한 자기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어서 극기라는 글에서 불 수 있듯이 己란 늘 제거하여야 할 사욕으로 여겨졌습니다. 기물에서의 기가 과연 인격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따져보아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5. 장정아 2008/02/19 16: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송.정신없어서 못 들어왔습니다. 역시 라구르님같은 분이 계시니 저같이 역사지식이 짧은 사람들에겐 너무 도움이 됩니다.
    라구르님 말씀을 들으니 더더욱, '기물'이라는 용어를 가지고 <나라는 인격과 결합된 대상은 나와 같은 것으로 본 것이다>라고 하는 진술은 문제가 있는 듯하네요.
    그런데 양양님과 세미나할 때 들은 이야기로는, 조선시대에 이미 사적 소유가 상당히 확립되어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런 점에서 본다면 조선시대에 대해서도 '개인주의'가 상당히 발달되어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라구르님의 말씀대로 己라는 것이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졌다면, '사적 소유의 확립' 그리고 '개인주의의 발달'과는 모순될 텐데요, 이 양자가 어떻게 공존했던 걸까요?
    매우 궁금해지네요.